들어가기 전에
올해 회사 경영악화로 권고사직을 받으며, 2월까지 공식적으로 근무를 마치고 3월부터 무직 상태가 되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왔기에 1년 정도 쉬며 재정비 시간을 갖고 싶었다. 바빠서 미뤄뒀던 자격증도 따고, 개발 공부와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목표였다.
블로그에 처음 올리는 포스트라 회고를 정리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다.
개발과 무관한 내용도 많으니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개발자로 일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없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한국방송통신대학을 다니다 중퇴해서 자격이 되지 않았는데, 예전에 취득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이 있어서 기능사 + 관련 경력 3년 이상
으로 응시가 가능했다.
필기는 2024 수제비 정보처리기사 필기 책으로 공부했고, 5주 정도 공부한 것 같다. 하루에 3~4시간 정도 공부했고, 오랜만에 시험공부라 처음엔 머리가 잘 안 돌아가서 애를 먹었다.. 단기 벼락치기로 합격하기보다는, 무의미한 지식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결과는 과목별로 90, 90, 95, 100, 85점으로, 평균 92점으로 합격했다. 🎉
실기 시험도 2024 수제비 정보처리기사 실기 세트 책으로 공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번 불합격했다. 4월에 친구 프로젝트를 도우며 공부하지 못한 채 시험을 봤고, 결국 떨어졌다. 다시 시험을 접수하고 6주 정도 공부했다. 필기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생각보다 외워야 할 내용이 많았다. 시험에서는 집중적으로 보지 않는 부분이 많이 나와 당황했지만, 다행히 잘 풀어서 안전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정보처리기사 합격 내역
결혼기념일 일본 여행
4월 9일은 결혼기념일이다. 작년에는 기념일에 특별히 한 것이 없어서, 올해는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던 중 와이프가 결혼기념일 전에 일본 본사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와이프는 한국 지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으며, 일본어 통역도 한다.) 그래서 일본에 가는 김에 나도 함께 가기로 하고, 디즈니랜드에 가기로 결정했다.
와이프 회사에서 숙소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고, 내가 같이 왔다고 하니 회식에 나를 초대해 주셨다. 회식자리에서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분이 말을 많이 걸어주셨다. 오랜만에 약간 긴장된 자리가 오히려 좋게 느껴졌다. 일본 개발자분들도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일에 진심이 느껴졌다.
출장 마지막 날에는 한국 지사 대표님이 밥과 술을 사주셨다. 회사에서 와이프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해주셨는데, 남편으로서 매우 뿌듯했다. 식사가 끝난 후 와이프와 나는 숙소를 옮겼다.
하루는 디즈니랜드, 또 하루는 디즈니씨에 다녀왔다.
디즈니랜드는 아이와 함께 오기에 좋고 퍼레이드를 즐기기에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디즈니씨는 디즈니랜드보다 스릴 있는 어트랙션이 많고, 볼거리가 풍부해 사진 찍기에 좋았다. 특히 스토리가 있는 놀이기구는 보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다른 나라에 있는 디즈니랜드도 꼭 가보고 싶어졌다.
와이프와 함께 좋은 결혼기념일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디즈니랜드
SQLD 자격증
정보처리기사를 준비하면서 어차피 SQL도 공부하니, 하는 김에 SQLD 자격증도 준비했다. 업무상 SQL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공부할 필요가 있었고, 덕분에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SQL 자격검정 실전문제” 책이 정석이라길래 이 책으로 공부하며 2주 정도 열심히 준비했다. 모르는 부분은 ChatGPT한테 물어보며 학습했는데, 개념을 잡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2년 뒤 보수 교육만 이수하면 영구 자격증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SQLD 합격 내역
시험 후 자격증 응시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각 지역마다 비슷한 지원 사업이 있으니 한 번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인천 동구 자격증 응시료 지원
건강 관리
전 직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한 탓인지 건강이 나빠진 것을 느꼈다. 그래서 건강 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올해 초, 다른 회사에서 몇 곳에서 연락이 왔지만, 건강을 우선으로 챙기고 싶어 정중히 거절했다.
3월에는 보건소에서 피검사를 통해 여러 항목을 검사했고, 고지혈증약과 혈압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권고를 받았다. 원래 혈압이 높긴 했지만, 그동안 약을 먹지 않고 있었다. 이후 내과를 방문해 약을 처방받고 3개월 정도 복용했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었고, 약을 먹으면 기립성 저혈압이 생겨 복용을 중단했다. 대신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8월에는 있는 여행을 앞두고 체중 관리를 위해 3개월 이상 금주하며 체중을 9kg 감량했다. 희미하게나마 복근도 보였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 식욕이 폭발해 체중이 다시 늘었다. 그래서 풀업 개수가 많이 줄었다. 😭
최근에 근력 운동에 집중해 근육량을 1kg 늘렸다. 눈바디상 몸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현재는 컨디션도 좋다. 내년에는 바디프로필을 찍는게 목표다.
이탈리아 여행
8월 10일부터 8월 17일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와이프네 가족과 함께 가는 여행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작년에는 장모님, 처형, 와이프, 나 이렇게 4명이 갔는데, 이번에는 할머니까지 함께 해서 5명이 갔다. 할머니가 천주교 신자라 바티칸 시국에 가서 교황님을 만나고 싶어 하셨다. 교황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여행은 크게 로마, 바티칸 시국, 피렌체, 포지타노를 다녀왔다.
볼거리가 너무 많았지만, 여름이라 날씨가 너무 덥고 에어컨이 없는 식당이 많아 힘들었다. 그래서 많이 둘러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여행 내내 맛있는 음식도 즐기고, 옷도 맞춰 입고 스냅사진도 찍었다. 포지타노 바다에서는 페로니 레몬맥주를 마시며 수영도 하고 정말 좋았다. 너무 행복했고, 또 가고 싶다.
Insta360 X4 액션캠으로 영상을 촬영했고, 여행 후 일주일 동안 영상 편집에만 몰두했다.
할머니께서 나중에 기억이 희미해지실 것 같아,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어 영상을 만들었다.
가족들에게 공유했는데, 영상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단체 스냅사진
정보보호관리사 자격증
전 회사가 핀테크 기업이다 보니, 오픈뱅킹 심사를 위해 "기업 보안 점검"과 "서비스(앱) 취약점 점검"을 진행했었다. 2021년과 2023년, 두 번 연속으로 무탈하게 통과했고, 다른 기업에 비해 빠르게 심사가 진행되었다는 피드백까지 받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보안에 관심이 생겼고, 퇴사한 상태에서도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자격증 무료교육 안내 게시물을 발견했고 정보보호관리사 자격증을 수강 신청했다. 가입할 때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면 수강료가 무료다. 여기서 함정은 수강료는 무료이지만, 자격증 신청 비용이 꽤 비싸다는 것이다. 🤨
다른 할 일이 많아 심도 있게 공부하지 못했지만, 일주일 공부 후 시험에 합격했다.
정보보호관리사 합격 내역
개발 외주
개발을 집중적으로 하지 않다 보니 감을 잃어가고 있었고, 손이 근질근질했다.
마침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일을 좀 도와달라고 했고, 2달 정도 함께 일했다.
오랜만에 하는 iOS 앱 개발 외주였지만 금방 적응했다. 여러 기능을 구현했는데, 특히 앱의 핵심 기능인 커스텀 캘린더를 깔끔하게 구현했고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했다. 많은 돈을 받는 외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쏠쏠했다.
개발 공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올해 초에 간간히 하긴 했지만, 다른 일과 겹쳐 제대로 하지 못했다. 쉬는 동안 웹 개발 공부를 하고 싶었고, React Native로 앱을 개발해 온 만큼 React 기술 스택으로 Next.j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다.
인프런에서 강의 두 개를 수강했다. 원래는 공식 문서를 보고 공부하며 적용하는 스타일인데, 당시에는 기운이 없고 의욕도 저하된 상태라 강의를 보며 따라 해보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수료증까지 받았다.
-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Next.js(15+) - 인프런 | 수료증
- 기초부터 배우는 Next YTMusic 클론 코딩 (with next.js 14, UI 마스터) - 인프런 | 수료증
장모님이 문구점을 운영하시는데, 홈페이지가 없어 내가 만들기로 했다.
Reweb을 활용해 디자인 틀을 잡고 직접 코드도 수정했다.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부분은 Cursor(AI Code Editor)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재도 Cursor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며,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홈페이지를 이쁘게 만들고 싶어서 여러 번 고치고 수정하며 작업했는데, 최종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다.
예전부터 개발 블로그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마크다운(MDX) 기반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Next.js 블로그 만들기 (14.1 최신 버전 + tailwind) 글을 참고해 개발을 진행했다. 현재 보고 있는 이 블로그가 그 결과물이다.
문구점 홈페이지와 개발 블로그를 만들며 배운 내용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집안일 이슈
6월부터 10월까지 집안일로 이슈가 있었다. 좋은 일도 아니었고 어머니와 관련된 일이라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힘든 일이었다. 멘탈이 무너지지 않고 중간에서 조율하면서 문제를 처리하느라 고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결했다.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그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해결할 수 있다고 내 자신을 믿는다.
읽은 책
틈틈이 책을 읽으려고 했고, 개발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책도 접하려고 노력했다.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관점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
- 리액트 훅을 활용한 마이크로 상태 관리 (50% 읽음)
- 코딩도 하고, 사장도 합니다
- 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
- 개정판 | 더 시스템
- 슬로우 워크 (30% 읽음)
- 나는 주말마다 10억 버는 비즈니스를 한다
- 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 에디토리얼 씽킹
- 컨셉 수업 (59% 읽음)
- SNS 비즈니스 나침반
마무리
2024년은 이슈도 많고, 다양한 이벤트와 약속들로 바쁘게 지나갔다. 그럼에도 노트에 적어 둔 목표를 대부분 지키며, 나름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과 개발 공부를 이어가며 쌓은 성취감이 그 모든 것을 상쇄해 주었다.
특히 문구점 홈페이지와 개발 블로그를 직접 만들면서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스스로의 회복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하며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물론 다이어트와 개발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내년에는 건강과 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꾸준히 노력하며, 새로운 도전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올 한 해 나를 응원해 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해준 모든 환경에 감사하다.